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IT성장일기

[IT성장일기]2024년 DB엔지니어 회고록

벌써 엔지니어로 일한 지도 만 2년이 지났다. 배운 게 도둑질이라 IT를 계속하고 있는 거긴 하지만 2024년은 다양한 IT 업종 중 나와 가장 잘 맞는 업무가 DB 엔지니어가 맞는지 고민하게 되는 한 해였다. 지긋지긋한 개발 지옥에서 도망치는데 성공했지만 역시 도망친 곳에 낙원은 없었고 지금은 모든 일에 장, 단이 있는 것임을 받아들이는 중이다.


 
매일 2-3시간 더 야근하기 vs 1년에 5번 이하 밤샘근무하기
DB 엔지니어로 이제야 제대로 일하게 되었음을 최근에야 밤샘근무로 실감하게 되었다. 야근은 IT 업무에 떼려야 뗄 수 없는 관계라고 생각하긴 했지만 개발자일 때 했던 야근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. DB 이관을 하게 되었는데 용량이 작아 가볍게 생각했더니 캐릭터 셋 변경이 있어 생각보다 복잡한 작업이었다. (하필이면 asis 캐릭터 셋이 US7ASCII이라 한글 깨짐에 더 유의해야 했다.) 하루를 꼬박 밤을 새우고 나니 앞으로 또 이런 일이 있을 텐데 해낼 수 있을까 하는 생각이 들었다. 30대는 어찌저찌 버틴다고 해도 4-50대가 되어서까지 밤샘 작업을 할 자신이 없어 생각이 많아지게 되었다.

 
내부 빌런 vs 외부 빌런
이직하고 나서 전 직장 친구들이 가장 먼저 물었던 질문은 "회사 사람들 어때?"였다. 몇 번의 이직을 경험하고 나서 얻은 교훈은 "어디나 빌런은 있다."였는데 우리 팀에는 이상한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신기했다. 빌런이 없으면 본인이 빌런이라고 하던데 그럼 빌런이 나인가 싶은 생각이 들 정도였다. 그리고 이제야 왜 내부에 빌런이 없는지 알 것 같다.
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종류의 모든 빌런들이 사무실 밖에 우글거린다. "갑을 병 정 중 우리는 정이야."라는 말이 실감되지 않았는데 해줄 것도 없고 받을 것도 없다며 협조는커녕 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고객을 만나고 나니 그 말이 이해가 된다. 내부에 있는 빌런은 좀 지나면 적응이라도 되는데 외부 빌런 은 매번 새로운 유형으로 우리를 괴롭힌다. 나름 연차가 쌓여 웬만한 사람 대하는 방법은 터득했다고 생각했는데 세상에 좋은 사람도 많지만 이상한 사람도 참 많다.
 
개발자를 하다 DB 엔지니어로 새롭게 시작하는 거다 보니 첫 1년간은 DB에 대한 기본 지식을 갖추는데 급급했다. 개발자일 때는 일단 업무에 투입되기 바빴는데 이렇게 교육을 많이 받게 될 줄 몰랐다. 팀장님이 교육에 공을 들으시는 성향인 것도 한몫했지만 DB라는 업무 특성상 실수가 있으면 모든 서비스가 중단되어버리는 중요도 때문에도 실력을 갖추기 전까지는 업무에 투입될 수 없었다. 이제야 DB 엔지니어로 밥값을 조금씩 하고 있구나 싶으면서도 내가 몇 년 동안이나 이 일을 계속할 수 있을까 하는 고민이 계속되는 나날이다. 일에 대한 보람이나 재미는 개발자일 때 더 느꼈던 것 같긴 하지만 외근이나 출장이 있어 답답한 사무실에 있는 개발자보다 그나마 더 오래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. DB 엔지니어의 장점을 더 크게 느끼느냐 단점을 더 크게 느끼냐 차이겠지만 아직은 DB 쪽 일을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큰 것 같다. 2025년도에는 올해보다는 더 프로페셔널해져서 덜 힘들게 일할 수 있길 바라본다.💪